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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독후감

[독후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송희구

by 박영귤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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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예스24

2021년 대한민국 직장생활과 부동산에 관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하이퍼리얼리즘 스토리. 부동산 카페를 비롯, 각종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되어 30일 만에 조회수 1,000만을 기록해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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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이 책은 김 부장의 인생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 부장은 꼰대 하남자 그 자체이다. 보여지는 것, 체면 살리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남에게 무언갈 물어보는 것을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고집한다. 자신보다 잘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최 부장이 200만원이 넘는 가방을 들고다니는 것을 보고, 무시당하기 싫다며 백화점에 가서 300만원짜리 가방을 산다. 가방을 사는 와중에도 없어보이면 안된다며 가격표를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또한,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정 대리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정신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타는 것 보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대기업 직원이라면 검정색 국산차를 타야한다는 아주 구시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들은 대학에 나온 후 취직하지 않고 장사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김 부장은 아들이 장사하는 것을 싫어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체면이 살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이 장사를 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또한 사업하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을 돈에 환장했으며 쉽게 돈 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들과 말다툼도 종종 한다.

엄마는 결혼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에 전념한다. 김 부장이 남자가 가정을 책임져아한다는 이유로 그만두게 하였다. 요새 엄마는 공인중개사 공부를 해서 시험을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김 부장은 싫어한다. 복덕방 아줌마는 드세고 고집스럽고 복비 챙기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회사에서 김 부장에게 희망 퇴직을 제안하였다. 지금 나가면 퇴직금에 위로금 2억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김 부장은 자신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하는지 속으로 화를 내지만 결국 퇴직하게 된다. 퇴직하고 나오면서 며칠 전에 상가 분양을 제안하던 아저씨 두 명이 문득 떠오른다. 자신은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니다, 자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며, 투자도 잘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덥석 상가를 분양받게 된다. 적은 돈도 아니고 자그마치 7억을 주고 상가를 분양받는다. 스타벅스가 입점할 수도 있다는 사탕발린 이야기는 아저씨들의 사기였다는 것을 잔금을 다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되었고, 결국 사기당한 백수가 된다. 모아둔 돈은 물론 대출까지 받았기 때문에 돈도 자존감도 바닥이 되었다.

그러다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이 오게 된다. 병원에서는 정신과를 가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김 부장에게 정신과는 '미친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안간다고 한다. 이에 아내는 처음으로 김 부장에게 화를 낸다. 도대체 왜 그러냐며. 김 부장은 의사같은 사기꾼이 가라 해서 가는게 아니고 아내 생각해서 가는거라는 생각을 하며 정신과로 향한다. 이때부터 김 부장의 생각은 180도 바뀌게 된다.

정신과 선생님은 김 부장이 본인의 내면을 스스로 꺼내어 볼 수 있게끔 해주었다. 상담이 두 번, 세 번 이어가면서 점점 김 부장은 본인에게 솔직해진다. 네 번째 상담까지 하고 나서는 김 부장은 스스로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으며 아직도 철이 들지 못했다며 자아성찰을 한다. 제멋대로 성공의 기준을 세워서 자신의 삶을 그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했던 것과, 쓸데없는 경쟁심, 질투심 등으로 남들과 비교하면서 살아왔던 것, 자신보다 못나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무시했던 것까지 후회한다. 아내와 아들에게 굉장히 고맙고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상담이 끝나고 아내와의 대화가 이어진다.

아내는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우울해졌다. 하지만 아내는 강한 사람이었다. 우울함을 이겨내고 목표를 잡아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다. 그때부터 점점 우울함이 없어지고 생산적으로 살고 있었다. 김 부장과 아들 사이를 틀어지지 않도록 아들의 안식처 역할도 했다. 김 부장이 회사 일을 하며 정신 없을 때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글로만 읽은 아내는 정말 어른이었다.

이후에는 친형한테 자신이 운영하는 정비소에서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지저분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인드를 바꾼 지금은 뭐든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여기에서 일하면서 김 부장은 자신을 더 알아가며 고쳐간다.


느낀 점

정말 쉽고 재미있게 잘 풀어낸 책이다. 자아성찰도 할 수 있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마인드를 배울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 부장은 정말 못난 사람이다. 권위의식과 자존심에 절여져 매일 남들과 비교하고, 깎아내린다. 이런 가치관으로 가족을 대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났다. 아들이 장사가 재밌다고 할 때는 장사꾼, 의사, 사업가는 다 돈에 환장한 사람이고 사기꾼이라며 화를 냈고, 아내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을 때도 바깥일은 남자가 하는거라며 화를 냈다. 이런 마인드는 숨긴다고 숨겨지는게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이 책에서 상무, 최 부장 등 너나 할 것 없이 송 과장에게 부동산에 대해 질문했다. 하지만 김 부장은 자존심 상한다며 질문하지 않았다. 결국 비싼 상가를 임대해 사기를 당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수용하는 자세가 없었기 때문에,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입힌 것이다. 세상 누구한테나 배울 점은 있다. 이 세상은 나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수용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주변 사람의 능력까지 활용할 수 있다.

김 부장은 인복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책에 전생에 이순신이었냐는 농담이 나오는데 진짜 공감했다. 아내, 아들, 친형, 상무, 송 과장, 놈팽이(친구) 등 주변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너무 많다. 특히 아내는 진짜 성숙하고 깨어있으며 가정을 사랑할 줄 아는 어른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50대에 김 부장이 자아성찰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절대 변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내와의 대화가 너무 인상깊었다. 아들을 놀라게 해주려고 하교 시간에 맞추어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들이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마음이 급해져 이곳저곳 찾아보았는데 아들은 몸집의 세배가 넘는 빵조각을 들고 나르는 개미를 관찰하고 있었다. 아내는 순간 아들에게 여기서 뭐하냐며 소리를 쳤다. 아내는 왜 내가 화를 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이유는 누군가에게 납치됐을 것 같다는 불안감도 아니고 자신을 걱정시켜서 화풀이한 것도 아니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그 기회를 날려버린 억울함이었다는 것이었다. 아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같이 하교하는 최고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순간 화가 난 것이었다. 이렇게 스스로를 성찰할 줄 아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 후로 육아책도 보고 심리학 책도 보며 부족하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나는 지금까지 꽤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을 보고 완전히 바뀌었다. 앞으로는 나는 항상 부족하고 더 보완해나갈 점을 스스로 찾으며 성장할 것이다. 김 부장의 아내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추천해준 성연이 고마워 ㅎㅎ